오픈마켓 비즈니스를 아무나 하면 안되는 이유
커머스업계 잊힌 플랫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동대문닷컴'인데요. 지금 잘나가는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나 에어블리의 선배격 회사죠. 장호 대표는 야구선수를 준비하다가 대학진학이 좌절된 후 바로 옷장사에 뛰어들었는데요. 동대문 의류공장에서 상품을 떼서 대구 동성로 보세가게에 공급하는 이른바 도매업으로 사업경험을 쌓았죠. 그는 패션 클러스터 동대문의 잠재력을 온라인으로 옮기자는 야심 찬 포부로 동대문 상인을 입점시킨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2003년 런칭한 동대문닷컴입니다. 한때 하루 방문자수가 수십만명에 연간 10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는 등 업계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업체가 됐죠.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옥션, G마켓 다음의 오픈마켓으로 꼽히기도 했으며 동대문 상인 상당수가 입점을 했습니다. 그리고 동대문닷컴은 프랜차이즈 형태로 직영-가맹 매장을 오픈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려고 했는데요. 요즘 성수의 각종 팝업스토어가 생각나죠? 여러 모로 행보가 선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3~4년도 채 되지 않아 몰락의 길을 걸었는데요. 업계에선 옥션, 지마켓에 이어 CJ, GS, SK 등 대기업이 속속 자체 종합몰을 열면서 자본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내립니다. 당시 후속주자들은 3인자 자리를 얻기 위해 피 튀기는 전쟁을 감당했는데요. 동대문닷컴은 점점 줄어드는 트래픽을 메꾸기 위해 100억원 규모의 마케팅을 벌였지만 결국 재무상태 악화를 겪고 말았죠. 창업자는 투자유치와 매각이란 두 카드를 손에 쥐고 상황을 저울질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