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페의 재림? 숏폼은 쇼핑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미준님의 기고입니다. 이커머스 기획자로서 최근 가장 주목하는 변화는 고관여 제품의 구매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숏폼 영상에 하루 평균 수 시간을 쓰면서, 제품에 대해 신중하게 정보를 모으던 기존의 구매 흐름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한동안 '도파민 중독'이라는 키워드가 주목받았습니다. 2023년을 풍미한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은 사람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숏폼 영상에 한번 시선이 사로잡히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정신 차리면 몇 시간씩 휙휙 지나가는 일들을 겪고 있기 때문이죠. 무언가 집중해서 하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숏폼을 보고 있는 일도 흔하죠. 최근에는 오픈AI가 내놓은 인공지능 영상 서비스인 SORA2에서 생성된 영상들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숏폼, 틱톡으로 마구 퍼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든 영상의 품질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영상 속 로고를 통해 AI가 만든 것임을 겨우 구분하거나 로고를 가려버린 경우에는 "AI 영상이라면 표기를 하라"고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숏폼은 개인의 시간을 점점 더 많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며 오로지 도파민을 자극하는 형태로 성장했습니다. 국내 서비스인 카카오톡과 네이버 메인에도 숏폼 영상이 들어오며 우리의 일상은 짧은 영상에 잠식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시간을 차지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구매 의사결정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고관여 제품의 기존 구매 프로세스 먼저 고관여 제품이 무엇인지 정리하겠습니다. 고관여 제품은 소비자가 구매 결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제품입니다. 경제적 부담이 크거나(자동차, 가전),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거나(성형수술, 라식), 건강에 직결되는(건강식품, 기능성 화장품) 제품들이 해당합니다.